거북이 달린다
개봉 : 2009. 06.11
감독 : 이연우
출연 : 김윤석(형사, 조필성 역), 정경호(탈옥수, 송기태 역), 견미리(조 형사의 아내 역), 선우선(기태의 내연녀, 경주 역)
꼬여만 가는 인생살이
주인공 '조필성'(김윤석)은 조용한 어느 마을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형사다. 형사이긴 하지만 항상 생활고에 시달리며 만화방을 운영하는 아내에겐 사사건건 무시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성매매 알선 포주를 잡을 건수가 생기게 되고 친구 '용배'(신정근)와 함께 함정 수사를 하게 된다. 잡아온 포주는 심장이 아프다며 '필성'에게 호소하지만 그 말을 믿지 않고 과잉 조사를 하다 결국 쓰러지는 포주 때문에 3개월 정직 처분을 받게 된다. 안 그래도 돈이 필요해서 함정 수사를 판 건데 3개월 정직이라니 아내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한다. 그 후 소싸움 경기장에서 시간을 때우며 지내게 되고 우연히 모든 사람들이 1등을 확신하던 소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알게 된다. 그는 아내가 숨겨둔 300만 원을 몰래 가져가 1등 소 다음으로 유력한 소에게 베팅하게 되고 그의 예상대로 그 소가 1등 하게 된다. 300만 원이 1800만 원이 되는 순간이다. 말할 수 없이 기쁜 순간이다. 바로 돈을 찾아 집으로 가려고 했지만 회식자리에 불려 가게 되고 '용배'에게 잠시 맡겨둔다. 하지만 찾으러 갔을 때는 이미 용배는 누군가에게 당한 상태였고 돈가방은 사라지고 없었다.
기필고 내 손으로 잡는다
필성은 방금 여기서 나갔다는 '용배'의 말을 듣고 그를 쫓기 시작한다. 하지만 형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돈가방을 찾기는커녕 죽도록 맞고 쓰러진다. 그리고 '송기태'가 라이터를 켜는 순간 그 돈가방을 가져간 인물은 다름 아닌 신고 보상금 1억 원이 걸려있는 탈옥수 '송기태'(정경호)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그를 잡기는커녕 수갑까지 채워진 채 아침까지 기절해 있는다. 그 길로 경찰서로 가서 '송기태'와 자신이 있었던 일을 진지하게 설명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 주지 않는다. 탈옥수가 왜 이런 한적한 마을에 있겠냐는 것이다. 자신의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게 되자 '필성'은 혼자서라도 '송기태'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그러던 중 다방에서 일하는 '경주'(선우선)의 집에 그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혼자 힘으로는 그를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던 '필성'은 친구 '용배'와 후배들을 데리고 그를 잡으러 간다. 하지만 결국 그는 '필성'의 손가락 하나를 자르고 다음에는 죽을 수도 있다는 경고와 함께 도망치게 된다. 이 사건으로 탈옥수에 대한 내용이 모두 사실이었음을 알게 된 동료들은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고 곧이어 상부에서 팀을 내려보낸다. 그러나 이대로는 억울해서 잠을 잘 수도 없는 '필성'은 자기 손으로 꼭 '송기태'를 잡겠다고 다짐한다. 이후 '송기태'는 '재석'을 통해 돈과 위조여권을 마련하고 그의 내연녀 '경주'와 한국을 떠나려고 한다. 하지만 경주 집 앞에 떨어진 동네 양아치 재석의 오토바이 잔해물을 보고 그를 잡아 취조한다. 결국 모든 사실을 털어놓게 되고 '송기태'를 잡으려고 덫을 놓지만 모든 상황을 눈치챈 그는 '필성'의 아내가 운영하는 만화방을 불 지르겠다는 협박으로 여권과 달러를 요구하게 된다. 경찰의 눈을 피해 '송기태'를 소싸움장으로 부르게 되고 그가 필요한 가방을 모래 속 어딘가에 숨겨둔 채 1:1 진검승부를 펼치게 된다. 피 터지는 싸움 끝에 결국 '필성'이 이기게 되고 탈주범을 잡는 데 성공하게 된다. 이어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거북이 달린다' 제목 그대로를 그린 영화
영화와 너무 잘 어울리는 '거북이 달린다'라는 영화제목은 주인공으로 나온 '필성'을 가리킨 것이었다. 주인공은 느릿느릿 거북이처럼 느긋해 보이지만 한 번 결심한 일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토끼와 거북이의 거북이와 너무나도 닮았다. 결국 자신보다 싸움 잘하고 똑똑한 탈주범을 상대로 끈질긴 추격 끝에 체포하고 만다. 싸움에서 밀린다고 생각한 그는 싸우는 법을 배우기 위해 도장을 찾기도 했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범임을 체포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믿고 볼 수 있는 연기파 배우 김윤석이 단연 돋보이는 배우였다. 스토리보다 그의 연기가 더 돋보인 게 아닌가 싶다. 그 외 탈옥수로 나온 정경호는 '신창원'을 모티브로 해 더 화재가 된 것 같다. 그리고 '필성'의 동네 친구 '용배'로 나온 '신정근'의 자연스러운 표정 연기가 압권이었다. 이 배우 덕분에 더 재밌게 보지 않았나 싶다. 탈주범을 잡아가는 시골 형사를 그린 이 영화는 적당히 진지하고 많이 웃을 수 있는 그런 영화다. 이 영화의 배우들의 콘셉트는 모두 자연스러움인 것 같다. 사투리와 행동 표정까지 너무 자연스러웠다. 다시 봐도 재밌는 영화 '거북이 달린다'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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